돌맹이의 값
- 강충기 |
- 조회 487
- 2008-08-07 11:22:25
한 스승이 제자에게 돌멩이를 하나 주며 말했다.
"이것을 시장에 가서 팔려고 하되, 팔지는 마라."
시장 어귀에 이른 제자는, 깨끗한 보자기 위에 돌멩이 하나를 올려 두었다. 오가는 수많은 사람이 그를 보고 비웃었다. 온종일 돌멩이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젊은이를 딱하게 여긴 한 늙은이가 물었다.
"이 돌멩이를 얼마에 팔겠소?"
젊은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늙은이가 다시 말했다.
"오천 원을 줄 테니, 이 돌멩이를 나한테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하지만 젊은이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늙은이가 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젊은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돌멩이 하나를 두고 흥정을 벌였다. 아무 말도 없는 젊은이를 두고 서로 돌멩이를 사려고 값을 불렀다.
"오만 원!" "육만 원!" "팔만 원!" "십만 원!" "이십만 원!" "삼십만 원!" "오십만 원!"
오천 원으로 시작된 돌멩이 값이 계속 올랐다. 사람들은 그 돌멩이가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줄 알고, 서로 사고자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그 늙은이가 비장하게 말했다.
"백만 원을 줄 테니 내게 파시오."
사람들은 입이 딱 벌어진 채 모두 포기하고 말았다.
젊은이는 돌멩이를 보자기에 도로 싸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돌을 팔 수 없습니다. 시세를 알아보러 나왔을 뿐입니다."
자신의 값어치를 이렇게 매길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 곳에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값어치는 크게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