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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지의상산인

독일 월드컵 그 현장속에서-----

  • 양준식(전북현대모터? |
  • 조회 491
  • 2006-07-12 10:47:16
세계인의 축구축제 독일 월드컵이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네 번째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6강 탈락의 진한 아쉬움이 남지만, 선전속에서 1승1무1패라는 성적표를 받은 태극전사들!
그 투혼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나는 독일월드컵 참관과 분데스리가 방문을 위하여 지난 6월12일 K-리그 직원들과 함께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여의 비행끝에 독일의 관문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도착, 여장을 풀고 이튿날 토고전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눈에 들어오는 고풍스러운 고딕양식의 첨탑건물과 교회들, 중앙역 중심으로 펼쳐진 시내풍경에서 찬연한 중세 유럽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내 괴테문학관을 둘러보며 아직도 그의 잉크가 배어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유럽의 중심국가 독일은 일찍이 문학과 철학, 음악이 꽃을 피우며 대문호와 바하 베토벤 등 악성이 많이 배출된 나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은 숲속에 위치하고 있어 축구팬들은 보너스로 경기이외에 그 운치까지도 감상할 수 있게 조성되었다. 아니 경기장 뿐만 아니라 독일전체가 산악지대는 없지만 전역에 걸쳐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드디어 경기장에 도착, 그런데 현장을 보고 내 눈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독일 땅 맞아?
어디서 모여든 붉은 물결의 한국인 응원단! 전진과 박상면 강성범 등 연예인들도 눈에 띠었다. 이미 경기 전 장외 응원전이 한바탕 벌어졌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각국의 월드컵후원사 홍보부스에서도 세계인을 상대로 마케팅 홍보전이 한창이었다.

그 와중에 이런일도 있었다. 참 세상 좁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우연히 예전의 출입담당 기자와 동네 이웃분도 만나 그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드디어 경기는 휘슬소리와 함께 시작,
나 역시 대한민국 응원단 속에서 목이 쉴 정도의 응원을 온몸으로 분출하였다. 마치 작정하고 묵은 스트레스 풀으러 온 놈처럼 말이다. 하지만 첫 실점으로 응원석은 조용해졌다. 그것도 잠시, 역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만들어낸 이천수의 프리킥 동점골에 이은 안정환의 역전골로 한국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 흥분은 카타르시스를 넘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토고와의 경기 후 프랑크프르트 시청 앞 광장은 모여든 붉은 악마들의 뒷풀이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렇게 첫 경기는 마쳤다. 매일 숙소를 옮겨다니는 강행군 일정에 하루에도 버스를 평균 6시간 이상씩 타고 다닌 것 같다. 첫 승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우리 일행은 한국경기가 없는 날에 분데스리가 사무실을 비롯한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바이에른 뮌헨, BSC베를린, 햄버거의 이름으로 알려진 함부르크SV 구단 등을 잇따라 방문, 선진축구를 가까이서 듣고 접할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분데스리가 시즌 중 평균관중은 4~5만명대로 빅리그인 프리미어 리그 다음으로 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을 찿는다. 참 부러운 수치이다. 한마디로 독일국민의 축구문화는 축제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미처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프랑크푸르트 마인강 팬 페스트에서의 강변응원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프랑스전이 열린 라이프찌히에서는 유럽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바움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망중한을 보내며 프랑스전 향배를 점치기도 하였다. 프랑스전은 한 골 뒤진 상황에서 박지성의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 프랑스가 결승에 올랐으니 나름의 위안을 삼을 만 하지 않은가?

지역마다 옮겨다니면서 창가에 들어오는 밀발, 보리밭을 보면서 노래 한소절이 문득 생각났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사랑하는 우리임과 ~
그런 상념에 젖어 있을 무렵 일부구간에 걸쳐 속도제한이 있다는 아우토반을 빠져나와 대망의 스위스전이 열리는 박람회의 도시 하노버에 입성하였다.
그러나 경기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16강 티켓은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중간 이동 중에 들른 동계올림픽이 두 번이나 열린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롤산맥을 비롯한 시내와 외곽의 풍경은 한 장의 그림엽서를 보는 것 같았다. 또 뮌헨에 들렀을 때 우리나라 호프집에서도 대형사진으로 걸려있을 만한 호프브로이 하우스에서는 모여든 각국손님들이 맥주를 즐기면서 펼치는 응원경연, 또한, 연간 관광객이 1억명 이상이라는 체코 프라하의 피코성당을 비롯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촬영장소인 카를교 등 주변정경은 귀국한 뒤 며칠이 지났지만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과거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부란덴부르크 문도 마찬가지다.

수돗물에 석회성분이 많아서 그런지 맥주를 즐겨 마시는 독일! 이동하는 곳마다 유료화장실이 많아 나를 번거롭게 했던 독일! 하지만 독일인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하나의 생활이며 문화로 자리잡을 정도로 곳곳에 배어 이었다. 나에겐 이제 지나간 기억 한 켠에 자리잡은 곳이 되었지만 말이다.


월드컵 결승이 마라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가 아픈 역사속에서 뛰었던 베를린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우리는 그 무대에는 서보지 않았지만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강국으로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각계의 여러 가지 숙제가 남아있다. 물론, 축구선수들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중장기 프로그램을 개발, 전개하면서 축구팬들 역시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반짝성 월드컵 응원강국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부터라도 국민적 관심을 K-리그로 애정을 가지고 접근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한국축구발전의 토양인 K-리그호가 힘찬 희망의 항해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 대한민국이 월드컵 마지막 주인공이 되는 꿈!
아! 꿈이런가?

-- 이상 현지 기행을 몇 자 적어 봤습니다. 두서없는 글 편하게 읽어 주시고 우리고장
프로축구단 전북현대모터스에 많은 성원과 관전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K-리그입니다. 시름과 걱정 잠시 접고 지인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전북현대모터스 양준식(3회) 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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