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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지의상산인

펀 글 - 어느 석공이야기

  • 임꺽정 |
  • 조회 316
  • 2005-04-11 09:42:13
한 석공이 돌깨는 일이 아닌 무언가 색다른 일을 하고 싶어했다.
그는 높은 지위를 누리면서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하루는 부유한 상인의 집앞을 지나다가 그가 소유한 엄청난 재물을 보고는, 상인이 대단한 존경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상인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렇게 되면 더이상 비천한 석공으로 남지 않을 테니까.

어느 날 뜻밖에도 석공은 자기가 바라는 대로 상인이 되었다.
평소에 꿈꾸던 것보다 훨씬 많은 권력과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러움과 질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적들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한 고급 관리가 수많은 시종과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보는 사람마다 그 고관에게 절을 했다.
그는 나라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존경을 받는 권력자였다.
상인이 된 석공은 고관처럼 많은 하인과 호위병들의 호위를 받고 싶었고, 게다가 누구보다도 많은 권력을 갖고 싶어했다.
이 소원도 이루어져서 마침내 석공은 가장 강력한 권력자가 되었다.
누구나 그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렸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증오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에겐 수많은 호위병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뜨거운 햇살은 그를 지치고 나약하게 만들었다.
그는 하늘에서 이글거리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정말 대단하군! 내가 태양이라면 좋겠어."

이번에도 그는 소원대로 태양이 되어서 대지를 비추었다.
하지만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와서 태양을 막아버렸다.
그는 생각했다.

"구름이야말로 대단한 거구나! 나도 구름처럼 강력해졌으면..."


그는 곧 태양을 가로막는 구름으로 변해서 온 마을에 비를 뿌렸다.
그런데 엄청난 바람이 불어와서 구름을 날려 버렸다.
그가 `난 더 강한 바람이 되고 싶어'라고 하자,
그는 곧 세찬 바람이 되어 나무를 뿌리채 뽑고 마을 전체를 파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암석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바위는 꿈쩍도 않은 채 바람과 맞섰다.
그는 또 생각했다.

'바위야말로 정말 강한 것이구나.난 바위처럼 강해지고 싶어!'

이번에는 가장 강력한 바람과 맞서 싸우는 거대한 바위가 되었다.
마침내 그는 만족했다.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쨍강,쨍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망치로 바위에다 징을 박고 있는 소리였는데,바위가 부서지면서
돌가루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나보다 더 강한것이 도대체 뭐지?"




이렇게 생각한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바로 거대한 바위를 다듬고 있는 석공이었다.



-<내인생을 바꾼 10번의 만남>/동방미디어 /애덤 잭슨/장순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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