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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지의상산인

그러고 보니 김용권 회장도...

  • 정보화 추진단 |
  • 조회 774
  • 2005-11-22 13:05:31
그러고 보니
김용권 총동창회장도 얼마전 지방신문에 이름이 나왔네요.
지난 달 28일 새전북신문에 [전주에서 가을을 느껴보자]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정상권씨가 쓴 컬럼에 김회장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나왔습니다.
김회장이 신문쟁이이긴 하지만
'국민일보'가 아닌 다른 신문에 나오긴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그 자신도 설레면서 읽었다는 군요.
동문들도 읽으며 고향의 가을을 느껴 보시길....
(참고로 필자인 정상권씨는 김회장의 대학 5년 선배로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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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가을을 느껴보자
2005-10-27 11:17


역마살이라고까지 표현하기는 좀 저어하지만 나는 자주 전주가 삭막하고 답답하다고 느껴왔다. 그럴 때마다 바람을 쐬러가자면서 친구와 선후배를 꼬드겨서 차를 얻어 타고 전주 인근의 여기저기를 꽤 많이 돌아다니곤 했다. 구이의 모악산, 소양의 송광사와 위봉폭포, 동상의 대아저수지, 비봉의 천호성지, 상관의 상관저수지 주변은 전주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경치도 괜찮은 편이서 자주 찾은 곳이었다.

몇 해 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어느 휴일, 국민일보 김용권 기자가 “내가 정원 하나 구했습니다. 내 정원 구경 한번 가시죠”하면서 가족 동반 소풍을 제안해왔다. 김기자는 소풍 참석예정자들에게 임무를 하나씩 부여했다. 누구는 삼겹살, 누구는 채소, 누구는 김치, 누구는 과일… 이런 식이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완주군 구이면 두현리 두방마을이었다.

작지만 아름다운 두방마을

두방마을은 지난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마을 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곳이었다. 평화동에서 순창방향으로 새로 난 27번 국도를 불과 5분 남짓 달리면 60여 가구 3백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두방마을은 작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숲을 간직하고 있었다.

1천여평의 숲 안쪽에는 몇 아름이 될지 모를 팽나무를 비롯, 느티나무, 이팝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에 자리를 펴고 누우면 땡볕이 내리쬐는 칠팔월에도 하늘이 보이질 않고 선선하기가 벌써 가을이었다. 나무들 밑으로는 시시때때 들꽃들도 재잘거렸다. 철쭉, 개망초, 지칭개, 솜방망이와 갓꽃, 개불알꽃, 쥐똥풀, 토끼풀, 뱀딸기 등등…. 들꽃을 좋아하는 나는 어디서고 흔히 볼 수 없는 타래난의 오묘한 자태도 만날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매혹적인 대아수목원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 인근의 대아수목원은 제법 유명한 곳이지만, 지난 일요일에서야 처음으로 다녀왔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나는 웬만해서 공무원들 칭찬을 않아는 편인데도 대아수목원을 기획하고 만들고 가꾸어온 공무원이라면 누구라도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오죽하면 아내와 당장 다음 일요일에는 아이들을 데려오고, 당분간의 주말 산행은 대아수목원으로 가자고 결의를 다졌을 정도이니 말이다. 낙엽 지는 가을이니 꽃구경은 못했지만, 온실이며 산림자료실이며 전문수목원들을 둘러보며 전라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공무원들의 땀과 정성이 흠뻑 배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정원에 마련된 분재와 조각 작품들의 조화는 어느 미술작품 전시장보다도 더 매력적이었다. 미국의 자연사박물관과 중국 소주의 졸정원 등 4대 정원과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 등도 둘러보았지만 대아수목원이 이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조금은 과장일 수 있겠지만, 내가 대아수목원에 흠뻑 매료되어 빠져든 것만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먹고 살다보면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여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얼마 전 나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회사로부터 다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며칠 고민을 한 끝에 정중히 사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울생활이 가져다주는 긴장을 다시 견뎌낼 재간이 없을 것 같았고, 전주생활이 제공해주는 여유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을에 전주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여유를 더불어서 나누는 일도 하나의 보시(普施)일 수 있겠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아주 가까운 곳에, 바로 우리 곁에 가을이 와 있고, 여유가 와 있다.

전주천 억새와 전북대 단풍

대아수목원에 한껏 만족하다가 나는 다시 한 번 가을에 빠져들었다. 전주천을 지나면서 마주친 억새가 한창이었다. 누구는 갈대라고 말했다가 핀잔을 들었다고 하지만, 갈대인들 억새인들 그게 무슨 대수일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춤추는 억새숲길을 걷노라면 누구라도 세상에 찌든 풍진을 벗어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전주천 억새숲길은 낮에도 은빛 출렁임이 그만이지만, 밤이면 더욱 장관이다. 가을 하늘이 석양에 물들어 붉은 기운이라도 토해내고 있다면 더 말해서 무엇하랴.

또 있다. 내장산 단풍이 아름답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지만 어디 내장산 단풍구경을 쉽게 나설 수 있는 여유를 만들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다. 그러나 단풍은 내장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열흘쯤 있어야 제대로 농익을 전북대캠퍼스의 가을 단풍도 썩 빼어난 편이다. 정문을 들어서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농과대학과 도서관과 상과대학 앞을 지나 돌아 나오는 20-30분의 산책만으로 단풍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족들의 손을 이끌어 이번 주에는 하루쯤 전주천에 나가보고, 다음 주 쯤에는 전북대 캠퍼스를 어슬렁거리며 걸어보라. 전주의 가을이, 전주의 여유가 바로 당신 곁에 있을 것이다.

/정상권 두인기획대표. 경영학 박사



* 후기 :

이 글을 읽고 지역 기자들과 친구들 사이에 "아니 용권이가 언제 구이에 땅을 샀대요?"라고 물었다나, 어쨌다나.
그러나 오해 마십시오.
그 두방마을 숲은 완주 군유림이고
김회장은 몇년전 우연히 그 곳을 알게 된 뒤
단지 좋은 아름다운 숲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뜻으로 '내 정원'이라 표현 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서너차례씩 김밥 싸가지고 가 돗자리 깔고 맛있게 먹다가 책 읽다가 자다고 오곤 한다는 군요.
우리도 그와 같이 한번 바람 쐬러 가봅시다.
그 정원이 얼마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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